공동경비구역 JSA 견학중이던 미국인 한명 월북

7월 18일, 미국인 1명이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중 무단으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에 참가한 미국인, 군사분계선 넘어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에 참가한 한 미국인이 갑자기 월북을 감행했습니다. 유엔사는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현재 북한이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북한군과 협조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엔사는 월북한 미국인의 성별과 나이 등 신원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 통신 등은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이날 JSA를 견학하다 무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월북한 미국인은 미군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이 병사가 징계 탓에 미국으로 호송되는 상황이었다는 현지 보도도 나왔습니다. 미 CBS는 "월북한 병사는 트래비스 킹 이등병으로, 징계로 인해 미국으로 호송되는 상황에서, 공항 보안을 통과해 (판문점) 견학에 합류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WP는 "그가 최근 미국행 비행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지만, 탑승하지 않았다"는 미 관리의 말을 전했습니다.

견학 당시 목격자 진술도 등장했습니다. 당시 이 병사와 견학을 함께 했던 한 목격자는 "북한 국경 쪽의 한 건물을 방문했을 때, 이 남성이 큰 소리로 '하하하'소리를 내며 어떤 건물들 사이로 뛰어들어갔다"고 CBS에 말했습니다. 이 목격자는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지만 그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장난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도했습니다.

 

 

■ 월북 사건 후, 대응

사건 발생 직후 유엔사는 관할하던 판문점 견학 프로그램을 취소했습니다. 유엔사는 평소 일주일에 4회(화, 수, 금, 토), 한 번에 40명씩 한국인과 미국인 등을 대상으로 JSA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JSA 경비대대는 유엔사의 통제를 받으며 상황 발생 시에도 한국군이 아닌 유엔사에 보고하게 되어있습니다. 미국이 월북한 자국민의 송환을 요구하면 북미 간 협상이 생길 가능성도 생깁니다. 유엔사는 "북한이 현재 이 인원의 신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건 해결을 위해 북한군과 협조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인의 월북이 발생한 시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지만 시기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이날 한·미 핵협의그룹(NCG) 1차 회의가 개최되고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켄터키함이 부산에 기항한 상황에서 월북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건 해결을 위한 북·미 간 막후 접촉이 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전날 담화에서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해 "주한미군 철수로도 비핵화 대화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화를 위한 조건을 높이는 등 강경책을 펴고 있어 북한과의 접촉에는 난관이 예상됩니다.

 

■ 과거 월북 사례

탈북자 등 민간인이 다시 월북한 적은 있지만 미군의 월북은 이례적입니다. 특히 미국 국적의 외국인이 판문점을 통해 월북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인이 판문점 월북을 한 것도 1991년 JSA 공동경비대대 한국 대원이 넘어간 이후 발생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지난 2018년 미국 국적의 브루스 바이런 로렌스가 중국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에 들어갔다 억류가 된 적은 있었습니다.

미 국무부는 2017년 6월 이후 자국민을 대상으로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억류되었다가 의식 불명 상태로 풀려나 1주일 만에 숨진 사건이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