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Issue] 러시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공격 크림대교 폭격 푸틴 보복 우크라이나 항전 의지 국제 사회 대응 삼성전자 건물 파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중심가를 비롯해 전국 주도 약 10곳에 10일 오전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및 주요 시설 공격

---

10월 10일 오전 8시쯤 키이우에서 미사일이 4~6차례 폭발했습니다. 러시아가 키이우 도심을 직접 타격한 건 6월 26일 이후 106일 만입니다.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와 서방 국가의 대사관저, 키이우국립대학, 유적지 등이 위치한 중심가 셰우첸키우스키 지구로 날아들었습니다. 그중 한 발은 대통령 집무실과 불과 1.5㎞가량 떨어진 셰우첸코 공원을 강타했습니다. 캐나다 대사관저와도 겨우 4블록 거리입니다.

 

출근 시간대여서 민간인 피해가 컸습니다. 출근 차량이 몰린 교차로가 폭격을 당해 자동차 여러 대가 불길에 휩싸였고, 시민들은 날아든 파편에 부상을 입고 피를 흘렸습니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전국에서 최소 11명이 숨지고 64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상자 수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고, 시민들은 지하철 역으로 대피했습니다. 공습 90분 전 키이우 전역에 경보가 울렸지만, 그간 실제 공습이 드물었던 터라 대비가 늦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키이우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현실이 됐다”고 짚었습니다.

 

특히 이번 공격은 인구가 많은 도시가 대상이었습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미사일 75발을 발사했으며 그중 41발이 우크라이나 대공방어시스템에 요격됐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는 전력, 난방, 상수도 등 기반 시설을 노렸습니다. 일부 지역에선 정전, 단수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키릴로 티모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국장은 “러시아가 12개 지역 에너지 시설을 겨냥했다”며 “에너지 공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의 비밀 작전으로 추정되는 크림대교 폭발·붕괴 사고 발생 이틀 만입니다. 크림대교에 자존심을 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보복 공격”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며 분노를 감추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도 곧바로 러시아에 재보복을 선언하면서 전쟁은 더욱더 파괴적 양상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푸틴 대통령, 테러 행위를 또 다시 시작한다면 가혹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
우크라이나는 항전 의지를 다져..

---

푸틴 대통령은 10일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크림대교 폭발 사건을 “테러 행위”라고 비난하며 “그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의 에너지·군사·통신 기반시설에 장거리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러시아 영토에 대한 테러 행위를 또다시 시도한다면 매우 가혹한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습니다.

 

2014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는 푸틴 대통령의 자존심입니다.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고히 다지는 기반이면서 전쟁 중엔 우크라이나 남부로 병력과 군수 물자를 공급하는 보급로 역할을 하는 등 정치적·군사적 가치가 막대합니다. 심지어 '크림 대교는 개통 당시 푸틴이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널 만큼 대단한 애착을 보였습니다. 크림대교 폭발로 러시아군의 전력 손실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크림대교는 시작일 뿐”이라며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러시아는 보복을 위해 흑해 주둔 해군과 크림반도·벨라루스·러시아 서부 벨고로드에 위치한 군사기지 등을 총동원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사일 일부는 몰도바 상공을 경유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의 연합 부대를 편성해 접경지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쟁이 주변국으로 확대할 수 있는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우크라이나는 항전 의지를 다졌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는 우리를 말살하고 지구상에서 쓸어버리려 하고 있다”며 “자포리자에서 잠자던 사람들과 키이우에서 출근하던 사람들을 죽였다”고 비난했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적들은 우리 땅에 몰고 온 고통과 죽음에 대해 벌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복수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국제 사회 대응

---

국제사회도 대응에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와 대공방어 무기를 추가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민간인을 겨냥한 러시아의 극악한 공격은 전쟁범죄”라고 규탄했습니다. 주요 7개국(G7)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11일 오후 2시 긴급회담을 열어 이번 공습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입니다.

 

세계는 반(反)러시아 연대로 더 굳게 단결하고 있습니다. 가디언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지상 전투에서 힘의 균형을 바꾸는 데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할 것”이라며 “러시아가 조장하는 공포가 무엇이든 우크라이나의 저항 의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삼성 키이우 지사 건물 파괴
삼성전자 한국 직원 및 재외국민은 피해 無

---

삼성의 키이우 지사 건물도 바로 옆 열병합발전소를 겨냥한 미사일 공격 여파로 파손됐습니다. 다만 해당 건물이 직접 공격을 받은 것은 아니며 현지 재외국민 피해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러시아군은 키이우 일대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키이우 중앙역 인근에 있는 삼성전자 현지법인 사무실이 입주한 빌딩에서 약 150m 떨어진 건물이 피격됐습니다.

 

NYT가 함께 게재한 AP통신의 사진에는 한 고층 건물 저층부의 유리창 등이 뜯겨나간 모습이 담겼습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도 해당 건물 주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퍼지고 있습니다.

 

다만 삼성전자 현지 법인이 입주한 빌딩이 직접 공격을 받은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현지 법인이 입주한 빌딩에서 150m가량 떨어진 곳이 피격됐으며 그 충격으로 건물 일부 유리창 등이 손상됐습니다. 현지 법인의 인명 피해는 없으며 현지 주재원과 가족은 폴란드 등 안전 지역으로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부 측도 한국 직원들은 모두 철수해 현지에 없으며 재외국민 피해도 없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