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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불가능한 인재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주석중 교수 사고로 사망

Zenosara 발행일 : 202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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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는 대체불가능한 '흉부외과의 별'이 떨어졌습니다.

 

■ 대체 불가능한 인재, 흉부외과의 별 주석중 교수 사고로 사망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주석중 교수(62)가 덤프트럭에 치여 세상을 떠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17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1시 20분께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아산병원 패밀리타운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덤프트럭 운전자는 60대 후반 남성이며, 우회전 중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길을 건너던 주 교수를 치고 지나갔습니다. 당시 횡단보도 신호는 적신호였으며, 덤프트럭 운전자가 신호를 위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나간 트럭의 우측 뒷바퀴가 자전거를 밟고 지나갔으며, 이 사고로 주교수는 사망했습니다.

 

사고지점은 좁은 1차선 도로임에도 평소에도 대형트럭 등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병원 주변에 폐기물 적치장과 레미콘 공장이 있어 트럭 진출입이 잦은 편인데, 특히 평일에는 병원을 찾는 환자나 보호자 차량과 버스, 트럭, 약국차량등이 뒤엉켜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이날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노 전의협회장은 "그는 새벽까지 대동맥 응급수술을 마친 후에 잠깐 집에 다녀갔다가 다시 자전거를 타고 병원에 나오는 길에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주 교수는 노 전 의협회장의 학교 2년 후배, 의국 1년 후배라고 합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해 트럭 운전자에 대한 입건 여부를 검토할 예정입니다.

 

■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추모

노 전 의협회장은 "충격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면서도 주 교수에 대해 "국내 대동맥 수술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단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인재 중의 인재"라며 그를 회고했습니다.

 

노 전 의협회장은 "'탁월하고 훌륭한'이라는 표현으로도 부족한 인재의 부재로 인해 누군가는 살아 날 수 있는 소생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라며 "유능한 의사의 비극은 한 사람의 비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하늘의 뜻이겠지만 인간의 마음으로는 너무나 슬픈 일"이라고 애도했습니다.

 

노 전 의협회장이 공개한 그와의 마지막 카카오톡 대화는 2년 전이었습니다. 이 대화방에 따르면 주 교수는 노 전 의협회장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기 위해 수술장을 나서다가 수술환자의 출혈이 많아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며 다음 약속을 기약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일에 전문성과 열정을 가지고 수행해 왔습니다.

 

■ 1년 365일 환자만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진 주석중 교수

주 교수는 1988년 연세대 의대를 졸업해 1998년부터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전임의로 근무했고,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센터 소장,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대동맥연구회 상임이사 등을 역임했습니다.

 

주 교수는 급한 수술에 대비해 병원에서 10분 거리의 자택에서 살고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주 교수는 지난 2015년 병원 소식지에서 "흉부외과 의사는 공휴일 구분 없이 항시 응급수술을 위해 대비를 하면서 생활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정신적 스트레스가 높고 장시간의 수술로 육체적으로도 버거울 때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수술 후 환자가 극적으로 회복될 때 가장 큰 보람과 성취감을 느끼고, 수술할 때까지 힘들었던 일을 모두 잊는다"고 말했습니다.

 

2020년 12월, 서울아산병원 주석중 교수를 비롯한 전담팀은 앞서 21년간 급성 대동맥 박리 환자 365명의 수술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성공률은 97.8%, 수술 사망률(수술 중 혹은 수술 직후 30일 이내 사망한 환자 비율)이 종전의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는 국제 급성대동맥박리학회(IRAD)가 발표한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평균 80~85%)을 월등히 앞서는 결과였습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 3대 흉부외과 학회 중 하나인 유럽심장흉부외과 학회에 실렸습니다. 대동맥 박리는 찢어진 대동맥이 파열될 우려로 초응급 수술이 필요하고 고난도의 수술을 요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전경

당시 주석중 교수는 "과거에는 쇼크 상태의 환자나 대동맥 손상 범위가 넓은 환자는 수술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최근에는 고위험 환자들을 제외하지 않고 수술했음에도 사망률을 유의미하게 낮출 수 있었다"며 "이는 서울아산병원 대동맥질환 전담 의료진이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환자에게 최적화된 수술 기법을 적용한 결과"라고 평가했습니다.


■ 치료받은 환자, 네티즌, 지인 추모의 물결

한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네티즌들과 과거 주 교수에게 치료받은 적이 있다는 환자들이 추모글로 고인을 애도했습니다. 주 교수의 지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그냥 우직하고 착한 분이셨다. 그냥 밤낮 중환자 수술하고 일만 하다가 가셨다"고 회고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나를 살려주신 주치의 선생님"이라며 "지난 8일에 뵌 것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불안해하는 내게 수술 잘해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심시켜 주시고 응원해 주시던 분이셨다. 덕분에 아직 저는 살아있다. 감사합니다. 명복을 빕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 아버지 수술해 주신 분이다. 많은 이들을 허망한 죽음에서 살려주시고 본인은 허망하게 가셨다"고 했습니다. 이밖에 "고귀하신 삶이었다. 너무나 안타깝고 정말 국가적 손실이다", "정말 '별이 지다'라는 표현이 딱 맞다", "너무 귀한 분이 안타깝게 돌아가셨다", "흉악한 의료현실을 견뎌내셨던 분"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도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대동맥 환자를 위해 오랜 기간 병원 옆에 사시며 365일, 24시간 대동맥 응급에 깨어계셨던 주 교수님"이라며 "힘든 과, 힘든 파트에서 많은 환자의 생사 갈림길에서 애쓰신 교수님, 밤낮없이 병원에서 땀 흘리시던 모습이 선하다"고 이야기했으며, 또 다른 직원은 "수많은 생명을 살리신 흉부외과 교수님께서 안타깝게 세상을 뜨셨다"며 "자주 뵙던 분이라 가슴이 답답하고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건 저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송석원 이대서울병원 대동맥혈관병원 병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슬픔"이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린다"고 기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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